김수환 추기경님을 기리며
동영상은 KBS 2월 16일 오후 9시 뉴스에서 방영되었던 것입니다.

참 빛인 어두움 - 김원석

2006년 2월 22일 오후 8시.
정진석 대주교님이 추기경님이 되셨다고 발표되는 날이었다, 어두움이 짖게 내려 깔리고  주교관 앞마당은 취재진과 받쳐놓은 카메라와 조명 장비로 숲을 이루었다.
모든 카메라와 후렛쉬는 어둠을 등지고, 발 디딜 틈 없이 주교관 정문을 향해 초점을 맞추고 있고, 주교관 정문은 온 눈과 귀가 모이는 가운데 대낮처럼 밝았다.

얼마 안 있으면 홍보국장 신부님이 로마 바티칸에서 보내 온 공문을 통해 추기경님이 되셨다고 정식으로 발표하고, 추기경님이 된 정진석 대주교님이 메시지를 발표할 순간이었다.
나는 뒷전에서 바삐 움직이는 직원(평화방송과 평화신문 PD와 엔지니어 그리고 기자)들을 지켜보고 있었다. 발표 시간이 막 되었을 때였다. 자동차 한 대가 어둠을 헤치고 주교관  앞마당 오른쪽 느티나무 앞에 멈췄다. 눈에 익은 요한(김형태, 추기경님 기사) 형이 황급히 운전석 에서 내렸다.

‘김 추경님이 오셨구나.’
나는 직감적으로 생각했다.
모두 스포트라이트 앞에서 바쁘게 움직일 때, 텅 빈 어두움 속으로 자동차가 소리 소문 없이 급하게 미끄러져 들어왔던 것이다. 언제나 그렇듯이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쓸쓸한 어두움뿐이었다.

나는 얼른 달려가 김 추기경님을 맞았다.
어둠을 뚫고 또 취재진 숲을 뚫고, 스포트라이트 앞으로 추기경님을 모시고 갔다. 어둠 속에서 오셨기에, 또 밝은 앞만 주시하고들 있었기에 어느 누구도 김 추기경님이 오시는 것을 알지 못했다. 그러기에 어느 누구도 가까이 하지 않았다.

그런 그날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, KBS가 어둠 속에 어제를 들추어낸 것이다.
김 추기경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신 2009년 2월 16일, KBS 9시 뉴스에서 그 모습을 보고,
“어두움을 모르는 사람은 전혀 현명하지 않다.”
헤르만 헷세의 ‘안개 속에서’가 떠올랐다.  
김 추기경님을 모신 그 모습이 찍힐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.
마치,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늘에서 다 지켜보고 있으니, 바르게 살라는 말씀을 주고 가신 것 같다.

*2009. 4.20. 은하수미디어에서 펴낸 <혜화동 할아버지 스테파노 김수환>  머릿말에서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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